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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p] 3장. 타입과 추상화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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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p] 3장. 타입과 추상화

미스터카멜레온 2024. 5. 9. 23:21
이 글은 조영호님의 <객체지향의 사실과 오해> 책을 통해 공부한 내용을 정리하기 위해 작성하였습니다. 제 개인적인 각색과 의견이 첨가되어 있어 실제 책의 내용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초기의 지하철 노선도는 실제와 유사한 물리적인 지형 위에 구불구불한 운행 노선과 불규칙적인 역 간의 거리를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었다. 문제는 이렇게 사실적인 정보가 오히려 지하철을 이용하는 승객들로 하여금 노선도를 이해하기 어렵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지하철 노선도를 개선한 사람은 해리 벡이라는 분이다. 이 개선의 핵심은 '정확성'을 버리고 '목적'에 집중하는 것이었다. 승객은 정확한 지형이 아닌 그저 언제 어떤 지하철로 갈아타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만이 필요했다. 해리 벡은 지하철 노선을 추상화했다.

추상화를 통한 복잡성 극복

현실 세계는 복잡하며 예측 불가하다. 이 속에 존재하는 인간의 인지 능력과 저장 공간은 너무나도 보잘것없다. 따라서 인간은 본능적으로 이해하기 쉽고 예측 가능한 수준으로 현실을 분해하고 단순화하는 전략을 따른다. 

추상화의 목적은 불필요한 부분을 무시함으로써 현실에 존재하는 복잡성을 극복하는 것이다.

객체지향 패러다임은 객체라는 추상화를 통해 현실의 복잡성을 극복한다.

객체지향과 추상화

모두 트럼프일 뿐

객체지향 패러다임과 추상화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 이번 장에서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한 장면을 살펴본다.

앨리스는 정원에 도달했다. 그곳에서 세 명의 정원사들과 마주쳤다. 정원사들은 트럼프처럼 생겼고 몸에는 스페이드 무늬가 그려져 있었다. 정원사들과 얘기를 나누던 도중 하트 여왕의 행렬이 들어섰다. 행렬 중 열 명의 병사들은 클로버를 들고 있었는데 정원사들처럼 몸은 납작했고 네모난 몸 모서리에 팔다리가 달려 있었다. 그 뒤 신하들도 다이아몬드로 치장했을 뿐 생김새는 이들과 같았다. 하트 잭과 하트 왕 심지어 하트 여왕까지도 생김새가 비슷했다.

앨리스는 여왕을 쳐다보며 마음속으로 이렇게 속삭였다.

'기껏해야 트럼프에 불과해. 무서워할 필요 없어.'

세 명의 정원사들은 객체이다. 열 명의 병사 역시 객체이다. 그 뒤 신하들, 하트 잭, 하트 왕 그리고 하트 여왕까지도 모두 객체이다. 앨리스의 '기껏해야 트럼프에 불과해. 무서워할 필요 없어.' 라는 대사를 통해 앨리스는 객체들을 '트럼프'라는 하나의 개념으로 단순화해서 바라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들의 공통점 만을 취해 단순화해 버렸다. 이는 '트럼프'라는 유사성을 통한 추상화라고 볼 수 있다.

그룹으로 나누어 단순화하기

위에 언급된 다양한 객체들에 대해 여러분은 특징을 이해하고 서로를 쉽게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명확한 경계를 가지고 서로 구별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람이나 사물을 객체지향 패러다임에서는 객체라고 한다. 이제부터는 위 다양한 객체들을 간단히 '트럼프'로 줄여 부르기로 하자. 그렇게 부를 수 있는 이유는 공통적으로 '트럼프'를 떠올렸을 때의 일반적인 외형과 행동 방식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이전장들에서 등장했던 토끼는 '트럼프' 그룹으로 분류할 수 없으며, 토끼는 따로 '토끼' 그룹으로 분류하겠다. 이 두 개의 그룹만으로도 복잡성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킨다.

개념

앨리스가 인물들의 차이점을 무시하고 공통점만을 취해 트럼프라는 개념으로 단순화한 것은 추상화의 일종이다.

공통점을 기반으로 객체들을 묶기 위한 그릇을 개념(concept)이라고 한다. 개념이란 일반적으로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다양한 사물이나 객체에 적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나 관념을 뜻한다. '트럼프'는 이 같은 공통점을 지닌 객체들을 포괄할 수 있는 개념이다.

개념을 이용하면 객체를 여러 그룹으로 분류(classification)할 수 있다.

객체에 어떤 개념을 적용하는 것이 가능해서 개념 그룹의 일원이 될 때 객체를 그 개념의 인스턴스(instance)라고 한다.

따라서 개념을 아래와 같이 정의한다.

객체란 특정한 개념을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물을 의미한다. 개념이 객체에 적용됐을 때 객체를 개념의 인스턴스라고 한다.

앞선 수많은 '트럼프'그룹의 인물들은 '트럼프'라는 개념의 인스턴스이다.

개념의 세 가지 관점

일반적으로 객체의 분류 장치로서 개념을 이야기할 때는 아래의 세 가지 관점을 함께 언급한다.

  • 심볼(symbol): 개념을 가리키는 간략한 이름이나 명칭
  • 내연(intension): 개념의 완전한 정의를 나타내며 내연의 의미를 이용해 객체가 개념에 속하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 외연(extension): 개념에 속하는 모든 객체의 집합(set)

'트럼프'라는 이름은 특정 개념의 심볼이 된다.

몸이 납작하고 두 손과 두 발이 네모난 몸 모서리에 달려 있다는 설명은 내연이다. 내연은 개념을 객체에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조건이라는 점에 주목하라.

정원사, 병사, 신하, 왕자와 공주, 하객으로 참석한 왕과 왕비들, 하트 잭, 하트 왕과 하트 여왕 모두 트럼프의 외연이다.

개념을 이용해 객체를 분류할 수 있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하다. 객체들을 분류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는 객체지향 패러다임의 복잡성을 극복하는 데 사용하는 가장 기본적인 인지 수단이기 때문이다.

객체지향의 세계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유명인사가 클래스(class)라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분류(classification)라는 개념이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객체를 분류하기 위한 틀

분류란 객체에 특정한 개념을 적용하는 작업이다. 객체에 특정한 개념을 적용하기로 결심했을 때 우리는 그 객체를 특정한 집합의 멤버로 분류하고 있는 것이다.

객체를 적절한 개념에 분류하지 못한 애플리케이션은 유지보수가 어렵고 변화에 쉽게 대처하지 못한다. 반면에 객체를 적절한 개념에 따라 분류한 애플리케이션은 유지보수가 용이하고 변경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객체는 소중하다. 따라서 소중한 객체를 안전하고 적절한 장소에 보관할 수 있도록 여러분의 인지능력을 발휘해 최대한 직관적으로 분류하라.

분류는 추상화를 위한 도구다

추상화의 첫 번째 차원은 구체적인 사물 간의 공통점은 취하고 차이점은 버리는 일반화를 통해 단순화하는 것이다.

추상화의 두 번째 차원은 중요한 부분을 강조하기 위해 불필요한 세부 사항을 제거해 단순화하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개념은 추상화의 첫 번째 차원인 일반화를 적용한 결과다. 개념은 객체들의 복잡성을 극복하기 위한 추상화 도구다.

타입

타입은 개념이다

타입은 개념과 동일하다. 따라서 타입이란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다양한 사물이나 객체에 적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나 관념을 의미한다. 어떤 객체에 타입을 적용할 수 있을 때 그 객체를 타입의 인스턴스라고 한다. 타입의 인스턴스는 타입을 구성하는 외연인 객체 집합의 일원이 된다.

안타깝지만 타입이 근본적으로 개념과 동일하다고 하더라도 일단 컴퓨터 내부로 들어오는 순간 좀 더 기계적인 의미로 윤색될 수 밖에 없다.

데이터 타입

실제 메모리를 들여다 보면 끝없이 펼쳐진 0과 1의 행렬만이 존재한다. 메모리의 세상에는 타입이라는 질서가 존재하지 않는다. 타입이 없는 체계 안에서 모든 데이터는 일련의 비트열(bit string)로 구성된다. 사람들은 이러한 메모리 안의 데이터에 특정한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했다. 데이터끼리 더하거나 뺄 수 있다면 숫자형, 여러 문자로 구성되어 있으며 서로 이을 수 있다면 문자열형, 어떤 사실에 대해 참/거짓을 이야기할 수 있다면 논리형 등으로 분류했다. 데이터들을 목적에 따라 분류하기 시작하면서 프로그래밍 언어 안에는 서서히 타입 시스템(type system)이 자라나기 시작했다.

타입 시스템의 목적은 데이터가 잘못 사용되지 않도록 제약사항을 부과하는 것이다.

타입의 특성은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 타입은 데이터가 어떻게 사용되느냐에 관한 것이다.
  • 타입에 속한 데이터를 메모리에 어떻게 표현하는지는 외부로부터 철저하게 감춰진다.

이 책에서는 프로그래밍 언어 관점에서 데이터 타입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데이터 타입은 메모리 안에 저장된 데이터의 종류를 분류하는 데 사용하는 메모리 집합에 관한 메타데이터다. 데이터에 대한 분류는 암시적으로 어떤 종류의 연산이 해당 데이터에 대해 수행될 수 있는지를 결정한다.

객체와 타입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객체에서 중요한 것은 객체의 행동이다.

앞서 얘기했던 타입의 특성 두 가지는 객체의 타입을 이야기할 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 어떤 객체가 어떤 타입에 속하는지를 결정하는 것은 객체가 수행하는 행동이다.
  • 객체의 내부적인 표현은 외부로부터 철저하게 감춰진다.

행동이 우선이다

타입의 첫 번째 특성에 따르면 객체가 어떤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 객체의 타입이 결정된다.

어떤 객체를 다른 객체와 동일한 타입으로 분류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그 객체가 타입에 속한 다른 객체와 동일한 행동을 하기만 하면 된다. 그 객체가 어떤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지는 우리의 관심사가 아니다. 그 객체가 다른 객체와 동일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더라도 다른 행동을 한다면 그 객체들은 서로 다른 타입으로 분류돼야 한다.

동일한 행동이란 동일한 책임을 의미하며, 동일한 책임이란 동일한 메시지 수신을 의미한다.

객체를 결정하는 것은 행동이다. 데이터는 단지 행동을 따를 뿐이다. 이것이 객체를 객체답게 만드는 가장 핵심적인 원칙이다.

타입의 계층

트럼프 계층

우리는 앞서 트럼프 타입으로 불렸던 객체들을 좀 더 정확하게 트럼프 인간이라는 타입으로 분류하는 것이 옳다.(트럼프카드의 고유의 특성에서 부가적인 특성들(팔이 달려있다거나 걸어다닌다거나 등)이 추가되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트럼프 인간을 포괄하는 좀 더 일반적인 개념이다. 트럼프 인간은 트럼프보다 좀 더 특화된 행동을 하는 특수한 개념이다. 이 두 개념 사이의 관계를 일반화/특수화(generalization/specialization) 관계라고 한다.

일반화/특수화 관계

객체의 일반화/특수화 관계에 있어서도 중요한 것은 객체가 내부에 보관한 데이터가 아니라 객체가 외부에 제공하는 행동이다.

일반적인 타입은 특수한 타입보다 더 적은 수의 행동을 가지고 특수한 타입은 일반적인 타입보다 더 많은 수의 행동을 가진다.

단, 특수한 타입은 일반적인 타입이 할 수 있는 모든 행동을 동일하게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일반적인 타입은 특수한 타입보다 더 적은 수의 행동을 가지지만 더 큰 크기의 외연 집합을 가진다. 특수한 타입은 일반적인 타입보다 더 많은 수의 행동을 가지지만 더 적은 크기의 외연 집합을 가진다.

슈퍼타입과 서브타입

일반적인 타입을 슈퍼타입(Supertype)이라고 하고 특수한 타입을 서브타입(Subtype)이라고 한다. 이 관계 역시도 행동에 의해 결정된다. 

일반화는 추상화를 위한 도구다

추상화의 두 번째 차원은 중요한 부분을 강조하기 위해 불필요한 세부 사항을 제거시켜 단순하게 만드는 것이다. 일반화/특수화 계층은 객체지향 패러다임에서 추상화의 두 번째 차원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대표적인 예다.

정적 모델

타입의 목적

타입을 사용하는 이유는 인간의 인지 능력으로는 시간에 따라 동적으로 변하는 객체의 복잡성을 극복하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이다.

타입은 시간에 따라 동적으로 변하는 앨리스의 상태를 시간과 무관한 정적인 모습으로 다룰 수 있게 해준다.

그래서 결국 타입은 추상화다

타입은 추상화다. 타입을 이용하면 객체의 동적인 특성을 추상화할 수 있다. 결국 타입은 시간에 따른 객체의 상태 변경이라는 복잡성을 단순화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인 것이다.

동적 모델과 정적 모델

스냅샷처럼 실제로 객체가 살아 움직이는 동안 상태가 어떻게 변하고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포착하는 것을 동적 모델(dynamic model)이라고 한다.

이와 달리 객체가 가질 수 있는 모든 상태와 모든 행동을 시간에 독립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타입 모델(type model)이라고 하는데 정적인 모습을 표현하기 때문에 정적 모델(static model)이라고도 한다.

동적 모델과 정적 모델의 구분은 실제 프로그래밍이라는 행위와 관련이 깊다. 객체지향 프로그래밍 언어를 통해 클래스를 작성할 땐 정적인 관점에서 접근한다고 말할 수 있으며, 실제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해 객체의 상태 변경을 추적하고 디버깅하는 동안에는 객체의 동적인 모델을 탐험하고 있는 것이다.

클래스

타입은 객체를 분류하기 위해 사용하는 개념이다. 반면 클래스는 단지 타입을 구현할 수 있는 여러 구현 메커니즘 중 하나일 뿐이다.

결국 객체지향에서 중요한 것은 동적으로 변하는 객체의 '상태'와 상태를 변경하는 '행위'다. 클래스는 타입을 구현하기 위해 프로그래밍 언어에서 제공하는 구현 메커니즘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