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당탕탕 우리네 개발생활

[oop] 2장. 이상한 나라의 객체 본문

tech

[oop] 2장. 이상한 나라의 객체

미스터카멜레온 2024. 5. 9. 00:13
이 글은 조영호님의 <객체지향의 사실과 오해> 책을 통해 공부한 내용을 정리하기 위해 작성하였습니다. 제 개인적인 각색과 의견이 첨가되어 있어 실제 책의 내용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객체지향과 인지 능력

인간은 본능적으로 세상을 독립적이고 식별 가능한 객체의 집합으로 바라본다. 많은 사람들이 객체지향을 직관적이고 이해하기 쉬운 패러다임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객체지향이 세상을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객체들로 분해할 수 있는 인간의 기본적인 인지 능력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객체란 인간이 분명하게 인지하고 구별할 수 있는 물리적인 또는 개념적인 경계를 지닌 어떤 것이다.

객체지향 패러다임은 소프트웨어의 세계 역시 인간이 인지할 수 있는 다양한 소프트웨어 객체들이 모여 이뤄져 있다는 믿음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그 유사성은 여기까지일 뿐이다. 객체지향 패러다임의 목적은 현실 세계를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 세계를 기반으로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것이다. 따라서 소프트웨어 세계에서 살아가는 객체는 현실세계에 존재하는 객체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예로 소프트웨어 세계에서의 전등은 외부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전원을 켜거나 끌 수 있으며, 자동차가 스스로 시동을 걸고 통장이 스스로 금액을 인출할 수 있다.

객체, 그리고 이상한 나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작은 문을 통과하기 위한 앨리스의 이야기가 단편적으로 나온다.

앨리스 눈 앞에 있는 문의 높이가 40센티미터밖에 되지 않아 앨리스는 이 문을 통과할 수 없다. 앨리스는 자신의 몸을 작게 만들 방법을 고민한다. 근처에 있던 병 속의 액체를 들이키자 앨리스의 키가 24센티미터 정도로 작아졌다. 문은 여유롭게 통과할 수 있게 되었으나 탁자 위 열쇠를 이용할 수 없게 되었다. 탁자 아래 놓여있는 케이크를 먹자 앨리스의 몸이 커졌다.

이후에도 수많은 요소들을 통해 앨리스의 키는 커졌다 작아졌다 변화를 겪게된다.

앨리스 객체

위 예시에서 볼 때 결국 앨리스의 키를 변화시킨 것은 앨리스의 행동이었다. 앨리스가 하는 행동에 따라 앨리스의 상태가 변했다.

앨리스의 상태를 결정하는 것은 행동이지만 행동의 결과를 결정하는 것은 상태다.(이미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어떠한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 그 상태가 변경될 수 있다는 말인데, 예를 들어 케이크를 먹는 행위가 키를 20센티미터 증가시킨다고 하면 앨리스의 키가 140센티미터였을때와 160센티미터였을 때 각각 케이크를 먹을 경우의 결과가 160센티미터와 180센티미터로 다르게 나타나게 된다. 즉 앨리스가 한 행동의 결과는 앨리스의 상태에 의존적이다.)

어떤 행동의 성공 여부는 이전에 어떤 행동이 발생했는지에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도 눈여겨보기 바란다.(앨리스는 키를 작게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에 문을 넘어 정원에 도달할 수 있었다.) 이것은 행동 간의 순서가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까지의 내용을 바탕으로 앨리스(객체)의 특징을 요약해 보자

  • 앨리스(객체)는 상태를 가지며 상태는 변경 가능하다.
  • 앨리스(객체)의 상태를 변경시키는 것은 앨리스(객체)의 행동이다.
    • 행동의 결과는 상태에 의존적이며 상태를 이용해 서술할 수 있다.
    • 행동의 순서가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
  • 앨리스(객체)는 어떤 상태에 있더라도 유일하게 식별 가능하다.

객체, 그리고 소프트웨어 나라

객체의 다양한 특성을 효과적으로 설명하기 위해서는 상태(state), 행동(behavior), 식별자(identity)를 지닌 실체로 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앞서 예시로 다룬 앨리스와 소프트웨어에서의 객체는 동일하게 위 요소들을 가지고 있다.

이 책에서는 객체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기로 한다.

객체란 식별 가능한 개체 또는 사물이다. 객체는 자동차처럼 만질 수 있는 구체적인 사물일 수도 있고, 시간처럼 추상적인 개념일 수도 있다. 객체는 구별 가능한 식별자, 특징적인 행동, 변경 가능한 상태를 가진다. 소프트웨어 안에서 객체는 저장된 상태와 실행 가능한 코드를 통해 구현된다.

상태 > 왜 상태가 필요한가

어떤 행동의 결과는 과거에 어떤 행동들이 일어났었느냐에 의존한다. 이러한 개념에 입각하여 행동의 결과를 설명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인데 이제껏 일어난 모든 행동들을 기억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간은 행동의 과정과 결과를 단순하게 기술하기 위해 상태라는 개념을 고안했다.

상태를 이용하면 과거의 모든 행동 이력을 설명하지 않고도 행동의 결과를 쉽게 예측하고 설명할 수 있다.

상태를 이용하면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현재를 기반으로 객체의 행동 방식을 이해할 수 있다.

상태는 근본적으로 세상의 복잡성을 완화하고 인지 과부하를 줄일 수 있는 중요한 개념이다.

상태 > 상태와 프로퍼티

앞선 예시에서 앨리스는 객체이다. 음료, 케이크, (예시에 작성하진 않았지만)부채, 버섯 모두 객체이다. 토끼, 문 역시도 객체이다. 이들은 뚜렷한 경계를 가지며 식별 가능하고 상태와 행동을 지니고 있다.

앨리스의 '키'와 '위치'는 객체가 아니다. 음료와 케이크의 '양'은 객체가 아니다. 문이 열려있는지 '여부'는 객체가 아니다. 토끼가 달려가는 '속도' 역시 객체가 아니다.

모든 객체의 상태는 단순한 값과 객체의 조합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이때 객체의 상태를 구성하는 모든 특징을 통틀어 객체의 프로퍼티(property)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프로퍼티는 변경되지 않고 고정되기 때문에 '정적'이다.

반면 프로퍼티 값(property value)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변경되기 때문에 '동적'이다.

앨리스와 음료사이, 앨리스와 케이크사이 등 객체와 객체 사이의 의미 있는 연결을 링크(link)라고 한다. 객체와 객체 사이에는 링크가 존재해야만 요청을 보내고 받을 수 있다. 즉, 객체의 링크를 통해서만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

객체의 프로퍼티는 단순한 값인 속성(attribute)과 링크(link)로 이루어진다.

이 책에서는 객체의 상태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기로 한다.

상태는 특정 시점에 객체가 가지고 있는 정보의 집합으로 객체의 구조적 특징을 표현한다. 객체의 상태는 객체에 존재하는 정적인 프로퍼티와 동적인 프로퍼티 값으로 구성된다. 객체의 프로퍼티는 단순한 값인 속성과 다른 객체를 참조하는 링크로 구분할 수 있다.

객체는 스스로의 행동에 의해서만 상태가 변경되는 것을 보장함으로써 객체의 자율성을 유지한다.

행동 > 상태와 행동

객체의 행동에 의해 객체의 상태가 변경된다는 것은 행동이 부수효과(side effect)를 초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로 앨리스가 문을 통과하는 행동은 앨리스의 위치를 변화시키는 부수효과를 초래한다.

상태와 행동 사이에는 다음과 같은 관계가 있다.

  • 객체의 행동은 상태에 영향을 받는다.
  • 객체의 행동은 상태를 변경시킨다

상태를 이용하면 복잡한 객체의 행동을 아래 예시와 같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 앨리스의 키가 40센티미터 이하라면 문을 통과할 수 있다.
  • 문을 통과한 후에 앨리스의 위치는 아름다운 정원으로 바뀌어야 한다.

행동 > 협력과 행동

객체의 행동은 아래 두 가지 관점의 부수효과를 명확하게 서술해야 한다.

  • 객체 자신의 상태 변경
  • 행동 내에서 협력하는 다른 객체에 대한 메시지 전송

이 책에서는 행동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행동이란 외부의 요청 또는 수신된 메시지에 응답하기 위해 동작하고 반응하는 활동이다. 행동의 결과로 객체는 자신의 상태를 변경하거나 다른 객체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객체는 행동을 통해 다른 객체와의 협력에 참여하므로 행동은 외부에 가시적이어야 한다.

행동 > 상태 캡슐화

객체지향 세계에서 모든 객체는 자율적인 존재이다. 앨리스 객체의 키를 작게 만드는 것은 앨리스 자신이며 음료 객체의 양을 줄이는 것은 음료 자신이어야 한다. 앨리스는 직접 음료의 상태를 변경할 수 없다. 단지 음료에게 자신이 음료를 마셨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 뿐이다.

앨리스는 음료의 상태 변경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며 음료 역시 앨리스의 상태 변경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 이것이 캡슐화가 의미하는 것이다. 객체는 상태를 외부로 노출하지 않으며 행동만을 노출한다.

상태를 잘 정의된 행동 집합 뒤로 캡슐화하는 것은 객체의 자율성을 높이고 협력을 단순하고 유연하게 만든다. 이것이 상태를 캡슐화해야 하는 이유다.

식별자

객체가 식별 가능하다는 것은 객체를 서로 구별할 수 있는 특정한 프로퍼티가 객체 안에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프로퍼티를 식별자라고 한다.

이렇게 식별자를 갖는 객체와 달리 단순한 값(value)은 식별자를 가지지 않는다. 값의 상태는 변하지 않기 때문에 불변상태(immutable state)를 가진다고 말한다. 값이 같은지 여부는 상태가 같은지를 이용해 판단한다. 이처럼 상태를 이용해 두 값이 같은지 판단할 수 있는 성질을 동등성(equality)이라고 한다.

객체는 시간에 따라 변경되는 상태를 포함하며, 행동을 통해 상태를 변경한다. 따라서 객체는 가변 상태(mutable state)를 가진다고 말한다. 두 객체의 상태가 다르더라도 식별자가 같다면 두 객체를 같은 객체로 판단할 수 있다. 이처럼 식별자를 기반으로 객체가 같은지를 판단할 수 있는 성질을 동일성(identical)이라고 한다.

식별자란 어떤 객체를 다른 객체와 구분하는 데 사용하는 객체의 프로퍼티다. 값은 식별자를 가지지 않기 때문에 상태를 이용한 동등성 검사를 통해 두 인스턴스를 비교해야 한다. 객체는 상태가 변경될 수 있기 때문에 식별자를 이용한 동일성 검사를 통해 두 인스턴스를 비교할 수 있다.

객체의 중요한 특성인 상태, 행동, 식별자를 알아보며 간략히 요약한 부분은 아래와 같다.

  • 객체는 상태를 가지며 상태는 변경 가능하다.
  • 객체의 상태를 변경시키는 것은 객체의 행동이다.
    • 행동의 결과는 상태에 의존적이며 상태를 이용해 서술할 수 있다.
    • 행동의 순서가 실행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
  • 객체는 어떤 상태에 있더라도 유일하게 식별 가능하다.

기계로서의 객체

일반적으로 객체의 상태를 조회하는 작업을 쿼리(query)라고 하고 객체의 상태를 변경하는 작업을 명령(command)이라고 한다. 객체가 외부에 제공하는 행동의 대부분은 쿼리와 명령으로 구성된다.

객체는 기계 은유를 통해 효과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기계는 단단한 금속 외피로 감춰져 있기 때문에 그 내부의 동작을 직접 확인할 수 없다. 기계의 외부에 부착된 버튼 등의 인터페이스를 통해서만 기계와 상호작용할 수 있다. 버튼을 누르는 행위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과 유사하다. 눌린 버튼에 대해 기계는 어떤 방식으로 동작할지 기계 스스로 결정한다. 이것은 전달된 메시지에 따라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는 자율적인 객체의 특성을 정확하게 묘사한다.

기계 은유의 가장 큰 장점은 객체 캡슐화를 직관적이고 시각적으로 묘사한다는 점이다.

행동이 상태를 결정한다

객체의 상태를 먼저 결정하고 행동을 나중에 결정하는 방법은 설계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

  1. 상태를 먼저 결정할 경우 캡슐화가 저해된다.
  2. 객체를 협력자가 아닌 고립된 섬으로 만든다.
  3. 객체의 재사용성이 저하된다.

객체는 협력을 하기 위해 존재한다. 행동은 협력을 위한 유일한 방법이다. 협력의 문맥에 맞는 적절한 행동을 수행할 객체를 발견하거나 창조해야 한다. 행동을 결정한 후에야 행동에 필요한 정보가 무엇인지를 고려하게 되며 이 과정에서 필요한 상태가 결정된다.

명심해라. 행동이 상태를 결정한다.

은유와 객체

모방과 추상화라는 개념만으로는 현실 객체와 소프트웨어 객체 사이의 관계를 깔끔하게 설명할 수 없다.

의인화

현실 객체와 소프트웨어 객체의 가장 큰 차이점은 현실에서의 수동적인 존재가 소프트웨어에선 능동적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현실의 객체보다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객체의 특징을 의인화(anthropomorphism)라고 부른다. 심지어 현실 세계에서는 존재조차 하지 않는 것들도 소프트웨어 안에서는 생생한 생명을 가진 존재로 재탄생한다. 객체지향의 세계는 현실의 추상화가 아니다. 오히려 객체지향 세계의 거리는 현실 속의 객체보다 더 많은 특징과 능력을 보유한 객체들로 넘쳐난다.

은유

객체지향 분석/설계에 관한 전통적인 조언은 현실 세계의 객체를 자세히 관찰하고 그중에서 소프트웨어 객체에 적합한 속성만 추려내라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이 조언은 객체지향 애플리케이션이 현실의 구조를 정확하게 반영해야 한다는 오해만 심어준다.

현실 세계와 객체지향 세계 사이의 관계를 좀 더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단어는 은유(metaphor)다. 은유란 실제로는 적용되지 않는 한 가지 개념을 이용해 다른 개념을 서술하는 대화의 한 형태다. 현실 속의 객체의 의미 일부가 소프트웨어 객체로 전달되기 때문에 프로그램 내의 객체는 현실 속의 객체에 대한 은유다.

은유는 표현적 차이(representational gap) 또는 의미적  차이(semantic gap)라는 논점과 관련이 깊다. 여기서 차이란 소프트웨어에 대해 사람들이 생각하는 모습과 실제 소프트웨어의 표현 사이의 차이를 의미한다. 소프트웨어 객체에 대한 현실 객체의 은유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경우 표현적 차이를 줄일 수 있으며, 이해하기 쉽고 유지보수가 용이한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현실 세계 도메인에서 사용되는 명칭을 객체에게 부여하라고 가이드한다.

이상한 나라를 창조하라

객체지향 설계자로서 우리의 목적은 현실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이상한 나라를 창조하기만 하면 된다. 현실을 닮아야 한다는 어떤 제약이나 구속도 없다.